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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현실 모방과 작품의 이야기 창조 본문

스페인어문학, 올라!

문학의 현실 모방과 작품의 이야기 창조

③㎍ 2020. 9. 2. 04:42

Ⅰ. 서론 많은 작가들은 작품의 이야기를 창조할 때 현실을 모방하는 것에 중점을 두 었다. 문학 속의 현실을 가능한 가장 사실적으로 모방하여 현실 그 자체로 작 품의 수용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작가들의 목적이었다. 이는 수 용자들이 그 작품의 인물들과 스스로를 동일시하여 공감을 하여야만 그 안에 몰입하여 즐거움과 슬픔 등 진실한 감정을 느껴 감정의 배설(카타르시스)을 위한 완전한 오락으로 삼을 수 있으며 또한 그 공감을 통해 대중에게 작가의 사회적,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어떠한 목적 을 위해서이건 작가는 작품의 수용자를 설득하기 위해 가능한 현실과 비슷한 픽션을 만든다. 이것을 우리는 리얼리즘(realism)이라 부른다. 전통적 리얼리즘의 소설들은 작품 안에서 현실 세계가 완벽하게 재현된다고 믿고 이 재현에 한 발자국 더욱 가까이 다가서려 노력해왔다. 스스로를 현실 세계의 완벽한 초상이라고 여긴 환영주의는(즉, 리얼리즘은) 예술 생산품을 넘 어선 어떤 것, 스스로의 재현을 실체화된 사실로서 제시한다.1) 그러나 이러한 리얼리즘의 환영성에 반기를 든 것이 바로 이 논문에서 다룰 반환영주의(anti-illusionism), 즉 자기반영성(reflexivity)이다. 자기반영성을 지지하는 학자 및 작가들은 투명한 현실의 모사와 완벽한 재현은 불가능하다 는 인식을 갖고 전통적 방식에 회의를 느꼈다. 따라서 이들은 환영주의가 작 품 속에서 그려냈던 현실과 같은 허구를 깨뜨리고 변형시켜 픽션 자체의 모습 을 드러내어 독자들을 환영에서부터 깨어나게 만들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자기반영적 소설은 리얼리즘 소설과는 달리 여러 장치를 사용하여 소설 안 에서 재현되는 허구세계의 인공성을 고의적으로 드러낸다. 이렇게 인공성을 드러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대면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현실세계 1) 로버트 스탬, 『자기 반영의 영화와 문학』, 오세필․구종상 역, 한나래, 1998, 27쪽 - 2 - 가 아닌 작가에 의해 그려진 인공물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며 주의를 환기시킨 다. 미국의 영화학자 로버트 스탬에 의하면 자기 반영성은 예술이 투명한 커 뮤니케이션 매체이자 세상을 향한 창문이며, 공로를 따라 유유히 걸어가는 거 울이 될 수 있다는 전제를 뒤집어 버린다.2) 이렇게 순진하게 픽션을 사실처럼 믿으면서 작품 속 인물과 자신을 그리고 인물이 몸담고 있는 세계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동일시하는 독자의 환상을 깨어버리는 것이 바로 자기반영인 것 이다. 자기반영적 작품을 위해서 작가들은 여러 가지 장치를 사용한다. 내러티브 를 갑자기 중단하거나 예술 작품이 생산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작 가가 작품 내용에 나타나 독자에게 말을 걸고 혹은 기존의 전통적 작품을 패 러디 하여 뒤틂으로 예술 매체 및 사회의 모습을 전복시킨다. 이 자기반영성이 이론으로서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선 이 후부터이나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예술 안에서는 환영주의적 자기반영성이 내포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둘은 대립되는 개념이나 좋고, 나 쁜 것으로 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리얼리즘을 앞세운 환영주의 작가 들과 이에 반기를 든 반환영주의 작가들(여기에는 주로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 더니즘 작가들을 포함시킬 수 있다.)로 대립된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오 래 전부터 많은 작품 속에는 리얼리즘의 환영성과 자기반영적 모습이 공존하 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작가들은 기존의 개념에서 벗어나 내러티브를 해체하지만 내러티브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스탬은 이를 충분한 재능을 지닌 작가가 최대한 완벽하게 현실을 재현하고 싶은 욕망과 반대로 현실 재현 이라는 불가능하고(자기반영적 작가의 입장에서) 구태의연한 방식을 깨고 싶 은 욕망이 충돌하는 것이라 표현하고 있다.3) 이 논문에서 다룰 『돈키호테 Don Quijote』가 바로 이러한 자기반영적 모 습과 리얼리즘적 모습이 공존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끊임없는 내러티브로 이루어지고 역사적 실재를 반영하는 ‘역사성’에 중점을 두고 있으 2) 위의 책, 11쪽 3) 위의 책, 29쪽 - 3 - 면서 동시에 소설이라는 매체 자체를 논하고, 독자와 대화하려는 작가의 모습 은 리얼리즘의 환영성과 자기반영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근대성과 함께 등장한 최초의 근대소설로서 『돈키호테』의 이러한 양면성(리 얼리즘과 자기반영성)은 두 가지 해석을 유도한다. 하나는 ‘결핍된’ 소설로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완벽한’ 소설로서의 모습이다. 이 논문에서는 바로 이 최초의 근대소설인 『돈키호테』안에 리얼리즘과 더 불어 우리가 현대적 작법이라 여겼던 자기반영성이 어떠한 모습으로 녹아 있 는지 찾아 논할 것이다. 소설의 출발선을 그리고 있는 『돈키호테』가 자기반 영적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소설의 성격을 논함에 있어 매우 커다란 의 미를 지니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작가인 미겔 데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가 집필된 역사적 배경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리얼리즘 과 대별된 소설미학으로서의 자기반영성을 이론적으로 고찰한 후, 그 설명을 토대로 『돈키호테』속의 자기반영적 모습을 찾아 논할 것이다. - 4 - Ⅱ.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와 『돈키호 테』: 작가의 삶과 소설의 형식성 소설의 형식 즉, 『돈키호테』의 자기반영성을 연구함에 있어 작가인 세르 반테스의 삶과 그가 살았던 당시 시대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리얼리 즘 작품들이 그렇듯이 『돈키호테』역시 작가의 실제 모습과 생각이 많이 반 영된 작품이다. 그가 살았던 삶과 몸담고 있던 시대가 그의 작품 집필에 그만 큼 많은 영향을 주었다. 세르반테스는 부푼 이상을 갖고 청년의 시대를 시작 하였으나 그의 인생 역정은 평탄치 않았고, 결국 그는 수많은 좌절과 고난을 겪으며 이상과 현실의 거대한 간극을 몸소 체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배 경이 『돈키호테』라는 그의 작품 속에서 내용으로 표현됨과 동시에 형식적으 로도 리얼리즘의 환영성과 그 환영성을 파괴하는 자기반영성이라는 이중적 모 습을 갖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러한 『돈키호테』의 특성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시대와 세르반테스 그리고 그의 작품 『돈키호테』 의 탄생 과정을 지나칠 수 없다고 보기에 이번 장에서는 그에 대해 좀 더 자 세히 살펴보기로 하겠다. 1. 스페인 역사와 세르반테스 세르반테스가 살아가던 스페인 사회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자리 잡고 있 었다. 그러나 이 변화는 진보의 변화가 아니라 쇠락과 후퇴의 변화였다. 세르 반테스는 1547년 마드리드 근처의 작은 마을인 알칼라 데 에나레스(Alcalá - 5 - de Henares)에서 한 하급귀족 출신인 외과의사 로드리고 데 세르반테스 (Rodrigo de Cervantes)의 네 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세르반테스 일가는 거주지를 수차례 옮겼다. 알칼라에서 바야돌리드(Valladolid)로, 바야돌 리드에서 마드리드(Madrid)로, 그리고 또 다시 세비야(Sevilla)로 수차례 옮겨 다녔다. 어떤 학자들은 외과의사라는 세르반테스 아버지의 직업과 그들이 거 처를 수시로 여러 차례 옮겼다는 것, 그리고 세르반테스 작품 속에 유대인들 의 모습이 많이 그려지는 것을 이유로 세르반테스가 개종한 유대인일 것이라 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청년기에 마드리드로 입성한 세르반테스는 당시 왕정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인 일들을 가족의 지인이자 마을의 하급 관리인 알론소 헤티노 데 구스만 (Alonso Getino de Guzmán)이나 마을의 학자 프란시스코 바요(Francisco Bayo) 등을 통해 많이 배우게 된다. 그리고 스승인 로페스 데 오요스(López de Hoyos)를 통해 문법공부, 즉 작문에 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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