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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치의 모더니즘 비판과 리얼리즘 설명 본문

스페인어문학, 올라!

루카치의 모더니즘 비판과 리얼리즘 설명

③㎍ 2020. 9. 2. 09:00

루카치는 계속해서 모더니즘을 비판하면서 리얼리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회적 총체성을 등한시하고 인간 개인의 내면에만 관심을 가진 모더니즘을 루카치는 ‘추상적 가능성 혹은 주관적 가능성’만이 가득한 세계로 보고 있다. 그에게 있어 현실의 충실한 재현을 목표로 하는 리얼리즘 문학은 극단적 상황 에서도 인간의 구체적 가능성(현실)과 추상적 가능성(내면)을 모두 설명할 수 있어야26)만하는 것이다. 모더니즘이 그러하듯이 추상적 가능성만 가득하고 그 것들을 품고 있는 구체적 가능성이 떨어져 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는 구체 24) 루카치, 『현대리얼리즘론』, 황석천 역, 열음사, 1986, 20쪽 25) 위의 책, 21쪽 26) 위의 책, 24쪽 - 19 - 적 가능성이 드러나게 되면 추상적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 한다. 추상적 가능성은 전적으로 주관성의 영역에 속하며, 반면에 구체적 가능성은 개인의 주관성과 객관적 현실 사이의 변증법 과 관계된 것이다. 그러므로 후자의 문학적 제시는 손으로 만 질 수 있고 확인할 수 있는 세계에서 살고 있는 실제적 인간 의 묘사를 의미하게 된다. 등장인물과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그 개인의 구체적 가능성이 ‘불운하게도 무한한’ 순 전히 추상적인 가능성들로부터 선발되어, 그 개인의 바로 그 발전 국면에서의 결정적 가능성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 원리만 이 작가로 하여금 무수한 추상들로부터 구체적 가능성을 구별 해 내도록 해 줄 수 있다.27) 그는 이러한 맥락에서 모더니즘 문학의 중요한 경향이 ‘현실의 희석’이라고 한다. 작품 속에서 현실을 희미하게, 추상적 가능성 즉 개인적 인간과 동일하 게 그려내면 인간의 내적인 본질도 이와 더불어 희미해지다가 분해된다는 것 이다. 인간은 아무 연관성이 없는 경험적 단편들의 결과로 격하되어 그 자신 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설명이 불가능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28) 그는 인 간과 사회가 갈등하며 대립하는 관계를 유지해 나갈 때 그 안에서 인간이 성 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근대적 소설이라 일컫는 작품들을 되짚어 보면 그 바탕 에는 문제적 현실과 그에 대립하여 갈등하는 개인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개인 은 처음에는 자신을 억압하고, 손에 넣을 수 없는 욕망을 갖게 하는 사회와 27) 위의 책, 24쪽 28) 위의 책, 27쪽 - 20 - 대립하며 좌절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것을 하나씩 극복해 나가면 서 비판적으로 사회를 대면하고 그 과정에서 인격적으로 성숙하게 된다. 이러 한 의미에서 보면 사회라는 객관적인 배경 없이는 주관적인 인간이라는 인물 은 우선 문제제기 자체를 하지 못할 것이며, 그 해결 과정에서 얻어지는 성숙 혹은 발전에도 이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리얼리즘 문학에서는 절망적이고 손에 넣기 힘든 현실이 보이지만 그것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한 인간이 올바른 과정을 거쳐 가 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모더니즘은 눈앞의 변하지 않는 답답한 현실에 절망하여 개인은 더 이상 사회를 보지 않고, 자폐증적으로 인 간의 정신 안으로만 시선을 향한다. 따라서 겉으로라도 변화와 발전을 담지 않는 문학은 있을 수 없다고 외치는 루카치는 이러한 모더니즘 작가들의 이데 올로기 때문에 인간 활동은 선험적으로 무기력하고 의미가 박탈된 것으로 묘 사된다고 비판하면서 그 전형적인 모더니즘 예술의 작품으로 카프카의 작품들 을 언급한다. 이와 더불어 그는 시간의 분절과 정신병리학의 사용 등 19세기 리얼리즘 작품들의 틀을 벗어난 모더니즘을 가차 없이 비난한다. 그에게 있어서 리얼리즘은 여러 가지 문체 중의 하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문학의 기초이며, 또 모든 문체는(설사 리얼리즘과 정반대되는 것이라도) 리얼리즘에서 유래한 것이거나 아니면 리얼리즘과 크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 다.29) 여기서 필자는 리얼리즘의 미학적 원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앞서 리얼 리즘을 대표할 수 있는 단어 중 하나로 ‘인식’을 꼽았는데, 이는 인식의 방식 이야 말로 리얼리즘을 논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리얼리즘은 예술적 인식의 방법 중 ‘형상적 인식’을 택하고 있다. 형상적 인 식이란 개별적 형상화를 통해 보편적 삶의 인식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말한 다. 예술의 개별적 형상화는 그 보편적 인식기능과 불가분의 관계로 얽혀 있 어서 결코 형상이 인식을 위한 수단에 머물지는 않는다.30) 소설 속의 개인은 29) 위의 책, 48쪽 30) 나병철, 앞의 책, 73쪽 - 21 - 단지 보편적 삶인 사회를 그리기 위한 하나의 예가 아니라는 것이다. 리얼리 즘에서는 개인과 사회를 분리하여 그 각각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그 들이 맺고 있는 관계를 인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를 나병철은 다음과 같 이 설명하고 있다. 예술적 형상적 인식은 개개의 인식자(작가나 감상자)와의 연 관 속에 있는 개별적 인간의 삶을 대상으로 한다. 즉 인식자의 가치, 이념, 정서와 연관된 인간의 삶을 구체적으로 인식한다. 이 점에서 형상적 인식은 보편적 법칙에 대한 논리적 인식이 아니라 구체적 삶에 대한 ‘자기인식적 인식’이라고 할 수 있 다. 자기 인식적 인식 속에는 보편적 법칙에 대한 인식이 일 계 기로서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인식자의 이념, 정 서 등과 분리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형상적 인식 에서는, 보편적 법칙의 인식이 얼마나 올바르냐와 그것이 개별 적 인식자의 내면에 얼마나 자기인식화 되었느냐의 문제가 통 일적으로 연관되어 있다.31) 리얼리즘 작품 속에는 인간과 그 인간이 머무는 보편적 사회가 그려지며 그 둘 사이의 문제적 관계가 표현된다. 독자는 이러한 작품을 읽을 때 ‘자신의 가 치, 이념, 정서와 연관된 인간의 삶’, 즉 객관적 역사성을 지니고 있는 인간의 삶을 보게 된다. 이러한 역사성(객관적인 익숙한 현실)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독자들은 작품 속 인물의 내면과 자신을 동일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기인식적 인식인데, 이것은 객체 그리고 보편적 인식으로써의 인간의 삶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으면 이루어지기 힘든 31) 위의 책, 74쪽 - 22 - 것이다. 이렇게 리얼리즘 속에서는 작가나 독자가 처해있는 현실과 사회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 인식 대상, 즉 작품 속에서의 인간의 삶을 주관적으로 자기인식화 하여 받아들이게 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 로 예술의 수용자는 예술 작품을 실재로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리얼리즘이 주장하는 예술적 인식의 본질이다. 따라서 리얼리즘을 옹호 하는 루카치는 이런 현실성을 깨뜨리는 모더니즘의 미학(전경화, 탈자동화, 낯 설게 하기 등)을 격렬히 비판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나병철은 루카치를 비 판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루카치는 리얼리즘을 폭넓은 개념(호머의 서사시나 셰익스 피어를 언급하는 등)으로 이해했지만 실상 그 논의의 바탕이 된 것은 예술 유파로서의 리얼리즘이었다. 루카치가 모더니즘 을 전면적으로 배격한 것은 그의 리얼리즘 모델이 19세기 유 형(발자크 소설 등)에 집착한 때문이었다. 이 점에서 루카치는 리얼리즘의 양식적 비규정성을 제한적으로만 이해한 셈이었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은 인식론 미학 자체의 한계로도 볼 수 있 다.32) 이러한 발언은 루카치가 리얼리즘 이론을 펼칠 때 인식론적인 입장에서 논 리를 이끌어 나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리얼리즘을 설명한 인식론 미학에 대 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루카치는 ‘현상과 본질의 변증법’이라는 개념으로 리얼리즘의 미학을 설명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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