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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돈키호테의 탄생 배경과 모험 과정, 기사소설의 패러디 본문
주인공 돈키호테가 탄생하는 배경(그가 기사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 광기에 휩싸여 자신을 기사로 생각한다는)과 그들이 겪는 모험 과정을 통해 이미 독 자는 이 작품이 기존의 기사소설을 모티브로 삼고 패러디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르반테스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이처럼 돈 키호테의 - 53 - 직접적인 말을 통해 작품 속 인물조차도 기존의 기사소설을 패러디 하겠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돈 키호테』가 ‘기사의 모방’이 아닌 ‘기사소설의 패러디’라는 것이다. 세르반테스 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몰락한 시골의 귀족인 돈 키호테와 같은 기사를 재현하고자 했다면 『돈키호테』는 자기반영성이라는 면에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단지 중세 기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모방하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읽었던 기사소설 안의 기사, 즉 기사소설이라는 텍스트 자체를 모방하고자 했다. 세르반테스의 이러한 의도는 돈 키호테를 묘 사하거나, 돈 키호테의 입을 통해 나오는 글을 통해서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 돈 키호테는 처음으로 모험의 길을 떠나면서 기사소설 속의 기사를 모방하기 시작한다. En efecto, rematado ya su juicio, vino a dar en el más estraño pensamiento que jamás dio loco en el mundo, y fue que le pareció convenible y necesario, así para el aumento de su honra como para el servicio de su república, hacerse caballero andante, y irse por todo el mundo con sus armas y caballo a buscar las aventuras y a ejercitarse en todo aquello que él había leído que los caballeros andantes se ejercitaban, deshaciendo todo género de agravio, y poniéndose en ocasiones y peligros donde, acabándolos, cobrase eterno nombre y fama.(Ⅰ, p.75) 사실 이미 이성을 잃은 그는 이 세상의 어떤 미친 이도 하 지 않았던 이상한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바로 자신 의 공화국을 섬기기 위한 것과 같이 자신의 명예를 높이기 위 - 54 - 해 편력기사가 되는 것이 타당하고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 것 이었다. 무기를 지니고 말과 함께 모험을 찾아다니면서 자신이 읽었던 소설의 편력기사들이 수행했던 모든 것을 수행하리라 생각했다. 모든 모욕을 되갚고 그 이름과 명성을 영원히 얻을 수 있는 기회와 위험 속에 뛰어들면서 말이다. Con éstos iba ensartando otrso disparates, todos al modo de los que sus libros le habían enseñado, imitando en cuanto podía su lenguaje.(Ⅰ, p.81) 이렇게 그는 그가 읽었던 책들의 방식대로, 그의 혀가 할 수 있을 만큼 흉내 내면서, 아무렇게나 지껄여대면서 걸어갔다. 돈 키호테가 산초에게 기사의 하인이 갖추어야 할 도리에 대해서 일장 연설 을 늘어놓을 때도 ‘기사의 하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기사소설 속의 하인’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y está advertido de aquí adelante en una cosa, para que te abstengas y reportes en el hablar demasiado conmigo; que en cuantos libros de caballerías he leído, que son infinitos, jamás he hallado que ningún escudero hablase tanto con su señor como tú con el tuyo, en que me estimas en poco; mía, en que no me dejo estimar en más. Sí, que Gandalín, escudero de Amadís de Gaula, conde fue de la ínsula Firme; y se lee del que simepre - 55 - hablaba a su señor con la gorra en la mano, inclinada la cabeza y doblado el cuerpo, more turquesco. Pues, ¿qué diremos de Gasabal, escudero de don Galaor, que fue tan callado que, para declararnos la excelencia de su maravilloso silencio, sola una vez se nombra su nombre en toda aquella tan grande como verdadera historia?(Ⅰ, p.250) 그리고 여기서 앞으로 주의할 것이 한 가지 있다. 나와 지나 치게 말을 하는 것을 삼가라는 것이다. 내가 읽었던 무수한 모 든 기사소설에서 나는 결코 어떤 하인도 너처럼 자신의 주인 과 그렇게 많이 말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건 네가 나를 존경하지 않는 것이야. 나도 더욱 존경받도록 하지는 않았지 만. 그래, 아마디스 데 가울라의 하인인 간달린은 피르메 섬의 백작이 되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읽자면 그는 항상 주인과 말 할 때 손에 모자를 쥐고 머리를 숙이고 터키식으로 몸을 구부 린 채였다고 한다. 돈 갈라오르의 하인인 가사발에 대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말하겠느냐? 너무도 조용해 진정한 역사인 그 렇게 위대한 이야기에서 그의 이름이 단 한 번만 거론될 정도 였으니 그의 경이로운 침묵의 탁월함을 밝힐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편력기사가 자신의 사랑하는 여인에게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해 사람들 과 논쟁하면서 돈 키호테는 이렇게 이야기, 즉 소설 속 기사들의 행동을 예로 들어 답하고 있다. - 56 - y aun si nadie le oye, está obligado a decir algunas palabras entre dientes, en que de todo corazón se le encomiende; y desto tenemos innumerables ejemplos en las historias.(Ⅰ, p.174) 비록 아무도 그것을 듣지 않는다 해도, 온 마음으로 전하는 그러한 말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의무이지요. 이것에 대해서는 이야기들 속에서 수많은 예들이 있습니다. y, finalmente, él la pintó en su imaginación de la misma traza y modo que lo había leído en sus libros de la otra princesa que vino a ver el mal ferido caballero, vencida de sus amores, con todos los adornos que aquí van puestos.(Ⅰ, p.203) 결국 그는 자신이 읽었던 책에서처럼 그녀를 상처 입은 기 사를 보기위해 온, 사랑의 승리자이자 이 놓인 모든 장신구로 치장한 공주라고 상상했다. 돈 키호테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부분 이외에도 ‘발견된 필사본 (el manuscripto encontrado)'이라는 소설 『돈키호테』의 전체 개념 자체가 이 작품이 기사 소설의 패러디임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부터 많은 기사소설들은 특정 작가가 창작하였음을 숨기고, 오히려 그것이 여태껏 숨겨져 있다가 발견 된 글인 듯 내세워 마치 그 소설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 을 두고 있는 것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착각을 하게 만들어왔다. 아니, 굳이 독자들의 착각을 일으켰다기보다는 실화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안겨 줌으로 - 57 - 써 신뢰를 얻고, 글에 대한 흥미를 더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에 대해 스탬 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반환영적 소설가들은 다락에서 발견한 편지들을 단지 편집 하는 척 가장하는 디포 같은 작가들의 다큐멘터리 적 전략을 패러디한다. 중요한 것들만을 추려냈다고 주장함으로써, 이들 작가들은 자신들의 들려주는 행위에 앞서서 이미 스토리가 존 재함을 암시한다.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취사선 택한다는 가정은 내러티브상의 속임수이다. 사실 우리들에게 제시되는 것이 전부인데도 원래는 더 많은 것이 있었던 것처 럼 시사함으로써 스토리의 존재론적 지위를 드높이려는 것이 다. 종종 필딩이 그렇게 하듯이 한 등장인물이 하는 생각을 추 측해 본다는 것은 그 인물이 책 밖에서도 어느 정도의 존재를 누리며, 또한 그 인물이 단순한 꼭두각시 그 이상의 존재라는 환영을 품게 한다.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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